올해 ‘세계 사형폐지의 날’(10월 10일)은 우리나라와 국민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날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형폐지국가 선포식’에서 우리나라가 사형폐지국가 반열에 올라섰음이 만방에 선포됐기 때문이다.
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사형이 합법적인 국가형벌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법이라는 가면을 쓴 살인행위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날 선포식 행사장 한켠에서는 감옥에서 10년 넘게 사형수로 살아오고 있는 아들을 둔 가해자의 아버지와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온 가족을 잃었음에도 오히려 사형수들을 도우며 사형폐지운동에 나서고 있는 고정원(루치아노?65)씨와의 만남이 이뤄져 깊은 감동을 전해주었다. 범죄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이 함께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죄인의 회개와 반성은 물론 피해자(가족)가 용서하고 평화를 얻을 가능성마저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사형제도는 불합리한 제도”라고 역설했다. 범죄 피해자 가족마저 사형을 통한 응보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고씨는 특히 “하루빨리 이 땅에서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모순이 사라져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이 주는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용서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참다운 평화의 경지를 드러내 감동을 전해주기도 했다.
세계적 흐름은 빠르게 사형제도폐지 쪽으로 흐르고 있다. 2007년 현재 사형제도를 폐지한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131개국에 이른다. 사형제도를 존치하고 있는 나라 가운데서도 사형을 집행하는 나라는 37개국에 지나지 않는다. ‘실질적’인 부분에서뿐 아니라 법과 제도적으로도 완전히 사형제도를 폐지할 때가 충분히 무르익었다.
서상덕 기자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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