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 16)
필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2년간 직장 생활을 한 후에 늦게 사제성소를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본당에서 복사를 하며 사제의 꿈을 키워왔지만 우여곡절 끝에 1978년 서울 대신학교에 편입, 호주의 성골롬반 신학교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3년간 유학생활동안 내 책상에 붙여 놓았던 성경 구절은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갈라 2, 20)”라는 사도 바오로 말씀이었다. 이로 인해 사제서품 상본의 구절로 요한복음 15장 16절의 말씀을 선택한 것이다.
서품 후 주교님의 비서를 거쳐 가난한 농촌 본당인 풍수원, 그리고 탄광지대인 사북에서 지내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라!”라는 주님 메시지를 깊이 묵상할 수 있는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다.
풍수원에서는 성지 개발을 하면서 기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고 사북 탄광지대에서는 노동상담소를 운영하며 막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의 인권 향상에 힘을 쏟을 수 있었다.
지난 90년 7월 당시 한보탄광 근로자들 6명이 어용노조와 회사의 부당한 결정에 항의할 때 그들을 설득해 농성을 풀고 노사분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은 평생 잊지 못할 일이다.
이후 교구 사목국장, 미국 교포사목을 거쳐 원주 태장동 성당에서 본당사목과 외국인 노동자, 이민자 여성 그리고 새터민(탈북자) 사목을 병행하고 있다.
본당사목도 힘겹고 바쁘지만 그래도 이들을 따뜻이 맞이해서 돌보는 일은 사제로서 삶에 보람을 안겨주고 있다.
본당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하는 모든 일들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를 도구로 쓰셔서 하는 일이다. 특히 매주 금요일에 자원봉사자 회의를 하고 한글학교를 열고 있기에 그날은 가장 바쁜 날이다. 또한 교구 ME 담당신부까지 맡고 있어서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항상 기쁘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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