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신자들의 신앙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을 갖고 있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내린 결정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른바 ‘가계 치유’ 문제에 대한 주교단의 지적이다.
가계 치유의 확산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7월 사목국장 회의에서였다. 일선 사목현장에서 가계 치유가 상당한 속도로 파급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사목적인 면에서 매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주교회의 총회에서 이에 대한 결정이 내려졌다.
한국교회 신자들의 신앙생활에서 무속과 기복적 신앙의 경향이 종종 발견되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며 교회는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해왔다. 이번에 문제의 심각성이 지적된 가계 치유는 지금까지의 기복적 신앙의 경향이 더욱 심화된 것이며, 심지어 이단의 요소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주교회의 정기총회의 또 한 가지 결정은 예비신자 교리교육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이 결정은 예비신자들이 수도원의 영성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보다 심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예비신자 신앙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지식 습득보다는 삶의 체험으로서 신앙 교육 필요성에 대한 강조라고 할 수 있으며, 개선의 방향은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신앙은 지식이 아닌 삶의 체험이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는 오늘날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내실 있는 영성적 성장과 성숙을 필요로 한다. 특히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거쳐 내적 성숙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이미 지난 90년대부터 한국 교회 안에서 제기돼 왔다.
세속주의가 교회 안에까지 침투하고, 건전한 신앙생활을 해치는 그릇된 경향들이 사목현장에서 발견되는 오늘날 교회의 권위 있는 가르침을 바탕으로 올바른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나아가 삶 속에서 신앙을 체험하고 체득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모든 신자들에게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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