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빛으로 빛을 보옵니다.”(시편 36, 10)
어느 날 스승이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새벽이 언제 오느냐?” 한 제자가 “먼동이 틀때입니다,” 다른 제자가 “새가 울 때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스승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진정한 새벽은 “저기 길거리에 지나가는 낯모르는 이들이 너희의 친구와 이웃으로 보일 때, 그때 새벽은 오는 것이니라”라고 말합니다.
저는 사제로서 사람들에게 참된 이웃이 되기 위해 늘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들려주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가 저에게 복음으로 들려지기 보다 걸림돌로 들려질 때가 많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이야기 속의 사제와 레위인의 모습에서 저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주님의 마음으로 주님의 눈으로 생활하려 하면서도 아직도 저에게는 새벽이 오지 않을때가 많았습니다. 다만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를 뿐입니다.
주님의 빛이 내 안에 들어와야 내 생활에서 새벽이 시작됩니다. 빛이 사라지면 어둠이 시작됩니다. 내가 빛이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안에서 빛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밝혀지는 방법으로, 제가 사제로서 행하는 강론과 말들을 먼저 살아야 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 참으로 ‘내가 겁없이 사제가 되었구나’하고 느낍니다. 만일 내가 신자들에게 사랑하라, 용서하라고 해 놓고 제가 사목활동에서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누가 저의 모습에서 복음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이것이 전해지지 않으면 안됨을 압니다.
그러나 부족함을 알고 또 걸어갑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하고 주님께서 하실 것은 주님께 맡겨드리고 그리고 나의 이웃이, 벗이 할 일은 그들을 믿고 오늘도 살아갑니다. 문제는 내가 할 몫인데 주님께, 이웃에게 미루는 일이 없는지 살펴봅니다. 가장 쉬운 일이지만 아주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길 밖에 없음을 또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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