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예수님의 생애,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것, 그리고 장거리 산행이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장거리 산행을 하다보면 어느 때는 후회도 밀려오고, 고달프기도 하다. 길고 어려운 산행 끝에 정상에 오르고 난 뒤에 생기는 대부분의 느낌은 보람이 아니라 또 다른 걱정이다. ‘어떻게 내려가지?’ 그럼에도 또 길을 나서고 산을 헤맨다.
예수님의 생애 또한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굳게 닫힌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기득권 세력을 꾸짖는 예수님의 모습은 상당히 도전적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이러한 무모한 시도와 도전은 언제나 계속되었다.
1852년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 발견되었다. 그 뒤에 무모하고 어려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1924년 맬러리라는 사람이 동료 1명과 그곳에 도전했다가 행방불명되었다. 그 뒤 75년 만에 그의 시신을 발견, 그 자리에 그를 다시 묻어주었다.
그의 무덤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 해발 8170m에 있다. 그는 왜 굳이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싶냐는 질문에 유명한 말을 남긴다.
“산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이 사람에 관한 일대기를 쓴 피터 퍼스트브룩은 그의 생애를 이 한마디로 요약한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후회는 없다.’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으면 기뻐하고, 실패하면 아파하고 후회한다. 그러나 아무리 높은 곳에 올라가도 결국은 오른 만큼 그 길을 내려와야 하고, 아무리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해도 밑바닥은 있는 법이다.
정말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하는 것,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배우지 않는 것, 후회 가운데 머물러 버리는 것이 아닐까?
김영수(광주대교구 청소년사목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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