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일은 평신도주일이다. 교회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 전 주일에 지내는 평신도주일은 모든 평신도들이 그리스도의 사도로 불림을 받았음을 되새기며 그 사명과 책무를 다하기로 다짐하는 날이다.
가정과 이웃과 일터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야 할 평신도들은 이 시대 ‘사회복음화의 첨병’으로서 더욱 그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나 교회 내적으로는 복음화율 둔화 등으로 선교 활동과 빛과 소금으로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몫이 어느 때 보다 요구되고, 사회적으로는 가정 붕괴, 극심한 물질주의, 개인주의 등으로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어 누구보다 생명의 문화 건설과 공동선 추구에 앞장서야 할 소명을 부여받고 있기 때문이다.
평신도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자신의 고유한 활동 영역인 세상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평신도들 스스로가 신원의식을 되새기고 세상을 복음화해야 할 소명을 끊임없이 새롭게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평신도의 위상과 정체성에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톨릭교회는 평신도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해오고 있다. 나아가 공의회는 평신도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의 확고한 인식을 바탕으로 사도직 수행에 헌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아직 많은 이들이 공의회 문헌뿐 아니라 평신도와 관련된 다양한 교회의 가르침을 그저 문헌의 이름으로만 기억할 뿐 평신도로 살아가는데 있어 자양분으로 삼으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
근래 들어 많은 교구와 본당 등에서 과거에 비해 다채로운 교육의 장을 마련하지만 일회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참석 대상도 중·장년층과 여성 신자 등 제한된 계층에 치우치는 경향이 적지 않다.
또 각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등 평신도 단체들에서 마련하는 평신도 교육프로그램들도 질적이나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편차가 큰 실정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변화되어야 한다. 한국 교회 평신도들은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이고 주님의 이름으로 교회공동체를 이룬 신앙선조들의 삶에서 이런 자기복음화의 훌륭한 자산을 발견할 수 있다.
늘 새로운 복음화의 열정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초대 교회 신자들의 복음화 방법과 열성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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