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 105)
내가 평생 살아갈 사목 모토로 이 말씀을 정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사제서품 준비 때문에 몸과 마음이 분주하고 혼란했던 1994년 11월 이맘 때,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갈려고 하는 길은 어떤 길인가? 이 길은 분명히 세상의 길과는 다른 길인데, 나는 서품을 준비하면서 세상의 형식과 준비 방법을 따르고 있었다.
형식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평생 살아가야 하는 것인데 나는 보여지는 것에 민감해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하나는, “종교인은 많은데, 신앙인은 적다. 수녀는 많은데, 수도자는 적다. 신부는 많은데, 신부는 적다”라는 어떤 신부님의 말씀이다. 그 말씀은 내가 걸어갈려는 길이 복장과 호칭이라는 외형적인 모습이 아니라, 행동으로써 증거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눈이라는 ‘관점’과 머리라는 ‘논리’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 고민에 빠졌을 때, 누구의 말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겉으로 드러내려 하지 말고, 마음의 길을 따르라”는 글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이 글은 형식과 머리로 살아가려 했던 나에게 마음의 길의 의미를 알게 해주었고, 마음의 길은 하느님의 말씀 안에 담겨져 있음을 깨달으면서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시편 119, 105) 말씀을 사목 모토로 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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