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방영된 MBC TV PD 수첩의 ‘기적인가, 사기인가-나주 성모동산의 진실’이 전해준 영상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에 던진 파장 또한 적지 않다. 그 때문인지 표피적인 반응들은 여러 곳에서 들려온다. 보도 시점에 대해서도 왜 하필 지금인가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핵심은 아니다. 오히려 객관성과 설득력을 확보한 사실 위주의 보도 내용은 보도 시점 등에 관한 의구심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사실 이번 방송 내용은 일부 정황을 빼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교회는 이미 1998년부터 최근까지 수 차례에 걸쳐 ‘나주 윤율리아와 그의 성모상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과 메시지’에 대해 교도권의 판단을 내렸다.
그 요지는 “나주 성모님의 메시지는 인위적인 요소가 개입되어 있어 순수성과 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 “하늘에서 내려온 성체의 기적 현상들은 교회의 믿을 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공식 인준이 없는 나주 성모동산이나 율리아의 집, 또는 경당에서 교회 이름으로 집회를 주선하거나 의식을 행하는 것은 건전한 신심행위도 합당한 전례행위도 아니며, 교구장의 공지를 따르지 않는 것은 교회 교도권을 거역하는 행위”라고 못박았다.
보도에서도 확인되었지만, 윤율리아 추종자들이 주장하는 기적 치유사례 가운데 제대로 검증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들이 말하는 ‘기적수’와 ‘율신액’의 효험도 그들만의 맹신이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더구나 거룩한 성지라는 곳에서 4~5만원을 호가하는 ‘성혈묵주’가 판매되고, 치유기도 사례로 금품이 오간 사실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차제에 윤율리아와 그 추종자들이 그들이 주장하는 모든 사안들에 대하여 교회 당국의 검증 요구에 응하고, 교회 교도권의 권고에 따라 일체의 신심 및 집회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교도권에 대한 순명은 가톨릭신앙의 근본이요 핵심이다. 교도권의 권위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비롯된다.
그러한 권위를 인정치 않고 따르지 않는다면 결국 권위의 기초인 그리스도를 거부하는 것이며, 이는 곧 가톨릭신앙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들만의 광신집단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과 본말을 제대로 알리고 계도하는데 한국교회 모든 사제들과 신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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