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면 아마 혼자 있을 때와 같이 있을 때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혼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데 홀로 있는 것은 여유와 함께 외로움을 의미한다. 대부분 혼자만의 시간을 바라지만 정작 그 시간이 주어지면 홀로 있지 못하고, TV를 켜거나 전화기를 든다. 그래서 온전히 홀로 있지 못한다.
현대 도시를 보면 특별히 어둠과 침묵을 잃어버렸다. 저녁에도 항상 켜져있는 도시의 빛은 발전의 상징 이라기보다는 자기의 어둠과 그림자를 피해 도망가려는 사람들의 몸부림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핸드폰과 요란한 광고, 소음들 때문에 우리의 귀와 내면은 정적을 유지할 수 없다. 침묵 가운데서 정화되고 걸러진 언어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더 큰 설득력을 가진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 쏟아지는 말들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바른 도구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사람을 상하게 하고 진실을 감추는 도구로 오용된다.
한편 우리는 누군가와 같이 살아간다. 우리는 가족, 직장, 교회공동체 안에서 위로와 행복을 얻기도 하지만 상처와 아픔을 겪는다.
공동체는 자신의 미움과 분노, 다른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무능력, 시기와 질투같은 나의 어둠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나의 모습을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소이다. 지금 우리를 보면 온전히 홀로 있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공동체에 투신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홀로 있음과 더불어 함께 하는 삶이 균형을 이루었으면 좋겠는데….
김영수(광주대교구 청소년 사목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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