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즉위 후 두 번째 발표한 회칙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SPE SALVI facti sumus)는 고도로 발달한 물질문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혼 깊은 곳의 좌절과 실의를 경험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교황은 회칙에서 현대 사회와 세계가 겪고 있는 희망의 상실을 개탄한다. 회칙은 현대인들이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 더 이상 깊은 관심과 열망이 없으며, 오직 현세적 삶에서 만족을 하려는 비극적 현실에 대해 지적한다.
회칙은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영혼 깊이 간직하고 있는, 영원한 축복을 받은 영원한 생명의 삶을 희구함을 주목하면서, 이러한 참된 영생의 희망은 오직 하느님께로부터만 올 수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교황의 이러한 성찰은 사실 우리 현대인들의 가장 깊은 딜레마와 영적 갈망을 정확하게 건드리고 있다. 온갖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여전히 가슴 깊은 곳에서 영성적 삶을 갈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로부터 멀어져 있는 현대인들은 이러한 갈망을 채울 수 있는 참된 진리의 샘, 희망의 원천을 적절하게 발견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그리스도 이외의 엉뚱한 곳에서 참된 진리와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으리라 헛된 기대를 품고 있다.
교황은 이러한 우리들에게 참된 그리스도교적 희망은 어떤 것인가를 일러준다. 교황은 특별히 여기에서 오직 개인적인 영적 이기심으로써 오직 자기 영혼의 구원에만 관심을 둘 때 그리스도교적 희망은 그 참 모습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와의 일치는 결코 다른 이들의 구원, 우리 모두의 공동의 구원이 아닐 수 없다.
회칙은 나아가 우리들이 참된 구원의 희망을 품을 수 있기 위한 실제적인 방법들을 일러준다. 그것은 곧 희망의 학교로서 기도생활이며, 고통을 오히려 정화의 시간으로 여기며 희망을 발견하는 계기로 삼는 지혜, 그리고 하느님과의 대면으로 자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심판의 순간에 대한 성찰이다.
교황의 새 회칙은 우리에게 참된 희망의 지표를 제시한다. 이미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를 제목으로 한 첫 회칙을 통해 참 사랑의 모습을 가르친 교황은 이제 두 번째 회칙을 통해서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발견해야 할 참 희망을 가르쳐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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