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 (창세 1,31)
부제서품을 앞두고 한달피정을 할 때였습니다. 힘겨운 시간이었고, 생각했던 대로 피정이 잘 되지 않고 있을 때였습니다.
대침묵 피정이라 말도 한마디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요. 기도를 마치고 혼자 산책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혼자 흥얼거리고 있던 성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임쓰신 가시관’이었지요. ‘이 뒷날 임이 보시고 날 닮았다 하소서~ 이 뒷날 나를 보시고 임 닮았다 하소서~’ 순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제가 되느냐 마느냐를 고민하기에 앞서 먼 훗날 주님을 만나게 되었을 때 주님께서 ‘그래, 베드로. 수고많았다. 그래도 네가 날 닮으려고 애쓰다 왔구나’ 하는 말씀 한마디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삶. 그것이 바로 사제가 가야할 가장 중요한 길임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박수받는 사제가 아니라 바로 하느님께 칭찬받고 박수받을 수 있는 그런 사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니 하느님께 칭찬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도 칭찬받고 박수받을 수 있겠지요.
나를 처음 지으셨을 때 너무도 흐뭇하고 좋아하셨을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그리고 그분 마음에 드는 사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어떤 일을 결정할 때나 무언가 혼란스러운 일에 부딪칠 때 항상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과연 지금 내 모습이 하느님께서 보시기에는 어떠하실까?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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