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 20)
은경축이 되기까지 성모님의 노래 첫 부분인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오며”(루카 1, 46 참조)를 제 서품 모토로 알고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몇 해 전에야 “평화가 너희와 함께!”(요한 20, 20)라는 성구가 제 모토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심한 노릇이지만 생각해보면 전혀 연관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성모님의 찬송은 결국 “우리의 평화”(에페 2, 14)이신 구세주 예수님을 믿음으로 잉태하신 뒤에 부른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이야기 한 토막을 되새겨 봅니다. 어느 날 한 노인이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얘들아, 도대체 너희들은 무슨 놀이를 하고 있니?” 하고 묻자 아이들은 “전쟁놀이를 하고 있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얘들아, 그런 놀이는 좋지 않아요. 전쟁이란 나쁜 것이란다. 전쟁놀이를 하지 말고 반대로 평화놀이를 하려무나.” 하고 노인이 말하자, “아, 그것 참 좋은 생각이네요.” 라고 아이들이 소리쳤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잠시 후에야 아이들은 노인에게 “할아버지, 평화놀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전쟁놀이는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고 죽이는 시늉을 하면 되는데, 평화놀이는 어떤 시늉을 하면 되는 것일까요? 성모님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파티마에서 어린이들에게 묵주기도가 곧 평화의 길임을 분명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묵주기도는 피를 흘리심으로써 평화를 이룩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들고 시작하는 기도입니다. 그리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는 묵주기도는 ‘복음의 요약’이라 하셨습니다.
저의 사목 경험을 통하여 볼 때에도 묵주기도야말로 삶에 힘을 주고 구원으로 이끄는 평화의 길임을 확신합니다. 그래서 기회 있을 때마다 평화를 갈망하는 신자라면 누구든지 적어도 매일 묵주기도 1단을 꼭 바치라고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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