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제대로 잡으려면 해병대로 가고, 자장면 제대로 먹으려면 당구장으로 가고, 여러 가지 음식 제대로 맛보려면 마트로 가라?”
요즘 텔레비전에 방영되는 모 통신회사 광고를 보며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 다닐 때 친구들과 당구장에서 시켜먹던 자장면이 떠올라서다. 마트도 마찬가지. 아내와 쇼핑가면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 위해 필수코스로 시식코너를 돌곤 했다.
여기서 화두(話頭)를 던져본다. 그렇다면 기도를 제대로 바치려면?
의정부교구장 이한택 주교는 1998년 펴낸 ‘기도, 이렇게 쉽고 맛있을까’란 책에서 “기도한다는 것을 숨 쉬는 것에 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숨을 쉬어야 합니다. 숨 쉬는 일을 멈춘다는 것은 바로 죽음을 뜻하듯이 그리스도인이 기도하는 일을 멈추면 영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기도, 신앙인이라면 늘 접하고 산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의 중심인 이 ‘기도’란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바쁘단 핑계로 하느님과 대화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지난 날을 성찰하게 된다. 삶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주님’을 찾기보다 ‘주(酒)’로부터 더 위로를 받았던 그간의 삶을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최근 일부 교구에선 가정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도 실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회의 토대이자 뿌리인 신자 가정이 함께 기도하며 신앙의 꽃을 피울 때 비로소 교회의 미래가 존재할 것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신앙을 위해서라도 가정 안에서의 기도는 절실하다.
마더 테레사 수녀는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먼 곳에서 예수를 찾지 마십시오. 그분은 거기 계시지 않습니다. 그분은 그대 가까이 그대와 함께 계십니다. 그대의 등불이 타오르게 하다 보면 그대는 항상 그분을 만날 것입니다”(베키 베니나트 엮음/이해인(수녀, 시인) 옮김).
비단 성인의 말씀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린 기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다짐이나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주일, 가족과 성당에 가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지만 일상에선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다.
대부분 가족들은 서로 얼굴조차 보기 힘들다. 부모는 직장일로 자녀들은 학교다 학원이다 해서 바쁘다. 요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모든 가정문제도 따지고 보면 서로를 이해하고 대화할 소통의 창구가 막혀있기 때문이다.
앞서 던졌던 화두 ‘기도 제대로 바치려면’에 대한 결론을 내보자. 필자는 ‘가정’이라 말하고 싶다. 진정 자신과 가족을 아끼고 사랑한다면 서로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에 온 가족이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평소 가깝게 지내던 한 지인의 얘기가 생각난다. 처음 시작이 힘들었지만 3년 동안 매일 저녁 가정기도를 바치다보니 몰라보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커져 행복하다고 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신앙인으로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는 대림시기. 필자도 더 늦기 전에 우리 가족과 저녁 9시에 함께 가정기도를 바치기로 약속을 했다.
바쁜 삶이지만 조금만 여유를 갖자. 그리고 힘들고 부족한 삶을 가족 구성원이 함께 하느님께 고백하고 힘을 얻자. 이것이 모두에게 필요한 실천이 아닐까. 기도하는 가정은 행복하다.
마승열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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