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신자인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서울 소망교회 장로인 이 당선자는 하지만 요즘 종교적 문제와 관련해 그리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장로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음에도, 주일 예배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이처럼 이당선자가 외적으로나마 신앙생활에 소홀해진 이유가 엄격한 경호 때문인지, 정치적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사회적 편견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그도 저도 아니면 바쁜 일정 때문인지 알 수 없다.
특수한 한국 정치 문화 속에서 대통령의 종교 생활은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은 공적인 자리에서 종교와 정치를 분리시킬 줄 아는 지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자연인 이명박 당선자가 정치적 문제 때문에 개인 신앙생활의 자유를 침해 당해서는 안된다는데 있다. 사실 이명박 당선자가 청와대에 들어갈 경우 신앙생활은 더욱 어려워 진다.
일반 신자와 함께 예배에 참례하는 대통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정치와 무관하게 자신의 신앙에 충실한 대통령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대통령이 아닐까. 어쩌면 이 사회가 자연인인 대통령의 신앙생활을 옥죄는 것은 아닐까.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한 가톨릭 신자는 존 F. 케네디였다. 그는 백악관이 아닌 인근 성당에서 매주일 미사를 봉헌할 만큼 신앙에 열심한 모습을 미국 국민에게 보여 주었다.
공적인 자리에서 종교와 정치를 분리시킬 줄 아는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혹시 다음 대선에서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가정해 보자. 그 당선자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모습을 신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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