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필립 4, 4)
지난 1995년 28살이라는 나이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 입학했다.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냥그냥 세월을 보낼 수는 없는 이십대 후반에 신학원에 들어갔다. 그리곤 2001년에 사제로 서품을 받았다.
그 사이사이에 있었던 많은 섬씽(something)들을 떠올리며 사제로 살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어쩌면 자연스럽게 하느님께서 ‘기쁨’이라는 단어를 주셨는지도 모르겠다. 기쁘게 사제로서 살아야겠다는 각오와 주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가 합쳐져 “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필립 4,4)라는 사제 생활의 모토를 잡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주님께서는 많은 ‘기쁨’을 주셨다. 지난 2004년에 신설된 의정부교구에서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살면서도 잔잔한 행복이 다가왔다. 그것의 대부 동료 사제들과 우리 신자들을 통해서였다.
개인적으로 ‘덕소성당 공동사목’이라는 모습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다.
2005년 5월부터 시작한 공동사목, 네 분의 신부님들과 함께 열심히, 때론 치열하게 살았다. 그야말로 정신없이 살았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행복했다. 언제 이렇게 좋은 신부님들과 함께 살 수 있을까! 또한 신자들을 만나고, 아픔을 듣고, 나도 아파하고, 함께 기도하고….
지금은 공동사목의 또 다른 결실인 마재성지에서 살아가고 있다. 힘들고 상처받은 이들을 만나는 성지. 거룩한 부르심의 땅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닌 듯하다. 하느님의 손길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용기를 내며 살아가는 모습 안에서 주님이 주시는 또 다른 기쁨과 행복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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