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들어 낸 단어 중 가장 자주 사용하고 중요한 말은? 그건 아마 사랑일 것이다. ‘사랑’이란 이 두 글자의 힘은 실로 놀랍다. 어떤 노래나 영화에도 빠짐없이 등장하고 우리 삶에 절대로 없어선 안 될 소중함 그 자체다.
누구든 이 말을 들으면 가슴 설레고 따뜻함을 느낀다. 연인으로부터 듣는 감미로운 사랑 얘기, 부부와 가족 간 사랑의 대화, 이웃 간의 사랑과 친교….
우리에게 ‘사랑’은 절대적이며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세상이 삭막해지더라도, 아무리 인간이 철저한 개인주의로 흘러가더라도, 아무리 극도의 물질주의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아무리 폭력과 반생명적 흐름이 난립하더라도…. 이 세상은 ‘사랑’이 있어 살만하고 아름답다.
사실 연세 드신 분들은 이 말을 꺼내기 참 쑥스러워한다. 나이 얼마 되지 않는 필자조차 부모님에게, 아내에게, 자녀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데 서툴다. 중년 세대만 해도 보는 관점에 따라 어쩌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사랑이란 말을 너무 쉽고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무게감이 크다 보니 ‘사랑’이란 표현으로도 모든 것을 담아내지 못하는 게 아닐까.
독일의 시인 아른트는 “사랑의 고뇌처럼 달콤한 것이 없고, 사랑의 슬픔처럼 즐거운 것이 없고, 사랑의 괴로움처럼 기쁜 것이 없고, 사랑의 죽음처럼 행복한 것이 없다”고 정의하고 있다.
프랑스 작가 프로벨은 “사랑은 봄에 피는 꽃과 같다. 온갖 것에 희망을 갖게 하고 훈훈한 향기를 풍기게 한다. 비록 향기조차 없는 메마른 폐허일지라도…”란 말로 사랑의 위대함을 노래하고 있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을 믿고 따라야 할 우리들.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해야 할 우리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사랑으로 함께 해야 할 우리들. 세상의 폭력과 불의에 당당히 맞서며 사랑의 불을 지펴야 할 우리들….
결국 사랑이란 말엔 책임과 소명이 따름을 알 수 있다. 말로만 그리고 마음이 담기지 않은 채 쉽게 내뱉는 ‘사랑’이 아닌 뜨거운 마음과 열정이 담긴, 관심과 실천이 따르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일 터. 2008년을 열며 ‘참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목숨은 누구에게나 소중하지만 우리 신앙 선조들은 주님 사랑을 지키기 위해 하나뿐인 생명을 아낌없이 바쳤다. 이러한 훌륭한 신앙적 유산을 자양분 삼아 후대 신앙인들이 오늘날 한국교회를 반석 위에 세울 수 있었다. 진정한 사랑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랑합니다!” 필자는 용기를 내본다. 올해는 이 말을 자주 표현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사랑이신 주님에게, 사랑하는 가족에게, 사랑하는 이웃들에게 더 나아가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말하고 실천하겠다는 뜻이다.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그동안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을 편지로 전하고, 기회를 만들어 가족들과 복지시설 봉사 등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과 소박한 사랑을 나누고 싶다. 세상의 등불이 되어 이 땅에 하느님 사랑을 이웃들에게 전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의인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부끄럽고 부족하지만 그래도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보다 굳건히 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다.
“주님, 많이 부족하고 당신의 크신 사랑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천한 제게 당신과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 허락하소서. 이러한 작은 사랑의 마음들로 인해 세상은 밝게 빛나고 희망이 흘러넘치게 하소서. 아멘.”
마승열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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