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를 촉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듭시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서는 해묵은 논쟁과 갈등을 야기해온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하자는 교회의 입장을 담고 있다.
우리는 성명서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성명서가 자성적으로 지적하는 핵심 부분들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명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빈곤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하면서, 정부와 국회가 관련 법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는 이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크게 네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정부와 기업, 노조 등 관계자들의 윤리적 의무에 대해 그 현상과 그 해법의 원칙을 제시한 성명서에 공감하며, 특히 이러한 윤리적 개선의 움직임이 그리스도인 자신들과 교회의 성찰과 행동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성명서는 “그리스도교 신자 기업인은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에서부터 부당한 차별을 없애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함으로써 그리스도인의 기업윤리, 경제윤리의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성명서는 특히 교회 자신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 “한국 천주교회의 고용 관행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단언하고 “우선 교구와 본당, 기타 교회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추구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명서는 이 같은 전향적 자세의 동기는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의 골격을 이루는 공동선의 추구와 연대성의 원칙, 그리고 인간 존엄의 정신임을 지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회의 우선적 선택의 대상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 배려와 나눔의 실천을 촉구하고 있다.
정평위 성명은 무엇보다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모범을 교회 안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큰 설득력을 갖는다. 왜냐하면, 교회는 밖을 향해 외침으로써만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에 대한 엄격한 성찰과 그에 따른 실천의 모범으로써 세상에 그리스도의 모습을 증거하기 때문이다.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우리는 한국 교회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천의 모범을 보여줄 것임을 믿으며, 그로써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드러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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