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리 2, 5)
세례를 받기 위해 교리를 받던 고2때 지리선생님께서 20년 후의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 써보라고 했습니다. ‘나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을 것이다’.
세례 때도 내가 그렇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동반자이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 소망은 나의 삶의 지표가 되었습니다. 항상 그런 삶의 모습에 눈길이 갔습니다. 신학생이 되기 전 대학동아리 활동도 자연스레 청년빈첸시오회인 오자남에서 하게 되었으며, 그 생활을 통해서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열망을 더욱 크게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신학생이 되고 사제가 되기 전 서품성구를 정할 때 망설임 없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정하였습니다. 예수님의 ‘그 마음’이 예수님을 예수님으로 살게 하였으니, 그분을 사랑하는 나 또한 그 마음을 간직하며 살기를 바랬던 것입니다.
이제 사제가 된 지 9년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보좌생활을 거쳐 사회사목에서 소임을 맡아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 외국인사목에 이어서 이제는 교정사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내가 교정사목을 할 것이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재소자 형제들과 함께 있는 나를 볼 때마다 이 자리에 있게 하신 주님의 이끄심에 감사드리게 됩니다.
바라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 하나의 진정한 가치를 아는 마음, 온전히 주님께 의지할 때만이 찾을 수 있는 자리에 재소자 형제들이 있고, 지금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형제들과의 함께 하는 삶을 통하여 당신의 마음을 더욱 닮게 하신다는 것을 믿기에 오늘도 형제들을 만나러 갑니다.
항상 부족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도우심으로 망설임 없이 예수님의 마음 깊은 곳으로 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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