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은 참으로 엄숙한 곳이다.
기도하고 묵상하는 것에 방해가 될까봐 발자국 소리마저 나지 않도록 조심조심 들어가고 살금살금 나와야만 한다. 행여나 미사 중에 간난아이의 칭얼대는 울음소리라도 나게 되면 젊은 자매는 아이의 입을 틀어막고 죄인처럼(?) 허둥지둥 밖으로 뛰어나가야만 한다.
가끔 성당 앞쪽에서 미사에 참석하는 교우들의 얼굴을 마주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다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자리에 앉아 계시는 교우들의 얼굴은 근엄하고 심각하며 무거운 표정들이다. 여기에다 신부님의 강론마저 무게가 실리고, 신자들의 잘못을 가르치시며 신앙인의 성실한 의무를 촉구라도 하게 되면 성당 안은 그야말로 ‘기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침묵만이 흐르게 되고 교우들의 어깨는 천근만근 무거워진다.
미사는 천상잔치에 미리 참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잔칫집에 초대받아 가는 것이 아닌가? 또한 교회는 세상살이에 힘들고 지친 교우들이 모여 성체와 말씀으로 힘을 얻고, 친교와 나눔으로 위로 받아 다시 세상으로 나가 ‘하느님의 뜻’을 전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의 고향이자 영적인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집안이 잘 되려면 어린아이의 웃음소리와 글 읽는 소리가 그치면 안 된다’고 가르치셨다. 성당과 신앙살이도 근엄하고 진지하며 무거운 표정들을 줄여나가고 ‘환한 웃음의 옷’으로 갈아입으면 안 될까?
재미있고 신나는 미사, 깔깔대고 웃는 교우들의 박장대소가 넘쳐나는 모임, 유머 속에 묻어나는 신부님의 강론말씀, 성당이 좋고 미사에 참여하고 싶어 ‘상사병’이 날 수 있도록 하는 ‘웃음의 은총’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과한 욕심일까?
김현기(베드로.주성대학 스포츠복지과 교수.여가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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