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부학연구회와 가톨릭신문사가 공동으로 ‘교부들의 성경 주해’ 총서를 발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교부들의 가르침과 영성을 집대성한 이 총서는 교부들의 풍부한 영성적 보화(寶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넘어 참으로 기쁘고 환영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부(敎父)들이 누구인가. 말 뜻 그대로 교회의 아버지이자, 가르침의 아버지이다. 교부들의 권위와 깊이는 바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시대적 거리적 접근성에서 비롯된다. 그만큼 예수 그리스도와 그 제자인 사도들과 가까운 시대를 살았기에 그리스도교적 가르침을 더욱 생생하게 물려받았다. 교부들은 또 사도전래의 신앙유산을 그 시대 문화와 언어로 표현한 분들이다. 교부들을 ‘교의의 창시자’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실 그동안 한국 가톨릭교회는 개별 신학자들이 강의용 혹은 출판용으로 저술한 주해서 말고는 한국교회 차원에서 내세울만한 공식 주해서를 갖지 못하였다. 그런 점에서도 ‘교부들의 성경 주해’는 한국교회의 신학과 영성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킴은 물론, 사목과 영성적 삶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교부들의 성경 주해’ 총서는 무엇 보다 마땅한 주석서가 없어 성경 묵상에 어려움을 겪거나 자의적 해석의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교회 구성원들에게 초기 교회 스승들의 풍부한 지혜와 영성을 접할 수 있게함으로써 성경 묵상의 깊이와 폭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사목자들에겐 유용한 강론 자료로, 평신도들에게는 성경묵상의 길잡이로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성경 주해서는 특히 성서학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역사비평적 관점과 이론은 가급적 배제하고 본문의 의미와 이를 묵상하고 해석하는 교부들의 신앙 지혜를 주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신앙의 보고(寶庫)라 할 만 하다.
‘교부들의 성경 주해’는 모두 30권 총서로 2012년 완간 목표이며, 제작비만 10억 여원이 든다고 한다. 이처럼 방대한 출판 사업을 교부학회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벅차다. 가톨릭신문사가 공동 제작에 참여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가톨릭대사전’ 이후 최대의 출판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이번 작업은 한국교회의 일이다. 한국교회 모든 신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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