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화는 미디어를 매개로 형성되는 문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처리 기술과 통신수단의 혁명적 발달로 도래한 정보사회는 단지 기술적인 측면이나 일의 효율성 면에서의 발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전 영역에 걸쳐 물리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가치의 변화까지도 수반하며, 아예 문화 자체를 새롭게 형성한다.
이렇게 형성되는 문화는 종종 그리스도교적 가치, 곧 현세의 물질문명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영적이고 초월적인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교회의 복음 선포의 소명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걸림돌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이는 오늘날 우리가 사회 안에서 직접 경험하는 많은 문화 현상들을 통해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미 우리 사회는 극도로 세속화되어있으며 종교적 가치, 영성적 세계에 대한 전망은 사회의 주류에서 비켜서 있는 듯하다. 매스미디어에 의해 주도되고, 형성되는 대중문화 현상의 기저에 깔려 있는 가치관은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자주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것들과 거의 동일한 듯보인다.
이런 가운데, 현대인들은 일상의 삶에서, 문화 현상들 안에서 혼란과 긴장을 체험하게 된다. 복음적 가치들은 더 이상 세속의 매체와 문화들 안에서 그 설득력을 잃고 있는 듯하며, 오히려 시대의 발전을 지체시키는 구시대적 유물로 보이기조차 한다. 이러한 현상은 그리스도인들 자체 안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스도인들 역시 대중문화 현상과 매스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세속적인 가치와 그리스도교적 가치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지만, 자주 그러한 문화적 풍조 속에 매몰됨으로써 복음적 삶의 자세를 잃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그리스도교적인 시각으로 현대 문화와 미디어를 볼 줄 아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은 여기에서 더욱 강조된다. 이미 교회는 현대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과 그로 인한 사회적 변화들을 지혜롭게 감지하고 그 선용을 오래 전부터 당부해왔다. 한국 교회도 다양한 미디어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실상 현대 사회와 문화의 발전의 속도와 깊이에 비해 교회의 미디어에 대한 구체적이고 사목적인 시도는 미흡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교회는 미디어를 통한 교육, 또한 미디어에 대한 교육에 사목적 초점을 맞춘 정책과 실천들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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