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서 힘차게 활동하시면서 우리가 바라거나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풍성하게 베풀어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에페 3, 20)
한 달 피정을 들어가게 되었다. 이 피정을 하면서 나의 인간적인 부족함에 너무나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 ‘이 길이 진정 주님께서 불러주신 길인가. 내가 하느님이 마음에 들어 하는 사제가 될 수 있을까?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내가 함께 해줄 수 있을까?’ 등등의 생각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 나에게 힘을 주는 말씀을 듣게 되었다.
바로 에페소서 3장 20절의 말씀이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내 힘으로 내가 가진 능력으로만 세상을 보고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겸손하지 못하고 그분에게 진정으로 의탁하지 못한 나를 보고 뉘우쳤다. 그리고 그분이 나를 이끌어주심을, 그 곳이 어떤 자리라도 함께 해주심을 감사했다.
주님은 내게 있어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더 잘 알고 이끌어주시는 분임을…. 지금 그 이끄심으로 군에서 사목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군 사목을 통해 주님의 이끄심을 느낀다. 강원도 화천 민통선이 보이는 성당에 살면서 기쁨을 느끼게 하시고 최전방 산골을 다니며 만나는 장병들에게 내가 아닌 교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주님의 섭리를 느낀다.
철책선을 두고 하던 미사와 고해성사는 나에게 주님의 활동을 느낄 수 있는 체험이었다. 그리고 부활을 맞이하여 신자들과 외부 본당의 도움으로 마련한 선물보따리를 들고 전방으로 가는 차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지금도 생활하면서 ‘진정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내가 어떻게 신부로서 생활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게 된다.
나의 인간적인 부족함을 느끼기에 더욱 더 하느님의 사랑(은총)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제대에 피어있는 꽃의 아름다움을 느끼지만 그 꽃이 무슨 꽃인지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나 자신도 주님의 도구로써 주님의 향기를 내뿜을 수 있고 다른 이들이 내가 아닌 주님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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