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거 100주년과 순국 100주년을 앞두고 안 의사를 추모하고 그의 의로운 죽음을 재조명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안중근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살해했다. 내년은 그 100주년이 되는 해다. 또 2010년은 그가 서거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안 의사는 저격 직후 현장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돼 5개월 후인 이듬해 1910년 3월 26일 중국 뤼순감옥에서 순국했다.
국내에선 모 일간지가 안중근 기념관과 동상 건립, 국제학술대회, 기념 마라톤대회 등 기념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 작업도 지난달 26일 중국 현지에서 착수됐다. 우리나라가 정부 수립 이후 정부 주도로 안 의사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훈처와 통일부, 외교부, 유해발굴 전문가 등 일행이 이미 중국에 입국, 유해 매장 추정지를 둘러보며 두 달간의 발굴 일정에 돌입했다.
문화단체들의 추모 열기도 뜨겁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제작사 에이콤이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맞아 그를 소재로 한 뮤지컬 ‘영웅’을 내년에 선보인다. 이 뮤지컬은 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지난 2004년부터 준비해온 작품으로 벌써부터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백당(白堂) 현채 선생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안중근 전기’도 최근 발견돼 그의 출생과 성장, 항일활동, 저격사건, 재판과정과 사형까지의 주요 내용들을 파악하고 연구하는데 귀중한 사료가 될 전망이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이미 지난 1993년 안중근 의거 84주년을 기념하며 공식 추모미사를 봉헌한 바 있다. 당시 김수환 추기경은 일제하 제도교회가 안중근에게 내린 단죄에 대해서도 공식 사과함으로써 의거의 정당성을 인정했었다. 김추기경은 추모미사에서 “안 의사의 의거는 가톨릭 신앙과 상치된 것이 아니며 그 안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며 “신앙과 조국애는 분리될 수 없으며 일제의 무력 침략 앞에 민족의 존엄과 국권을 지키기 위해 행한 모든 행위는 정당방위와 의거로 보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안중근은 민족의 영웅인 동시에 탈민족주의의 선구자요, 동시에 100년을 앞서 동아시아 공동체론과 민족담론을 이끌어 낸 선각자였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신앙에 충실한 신앙인이었다. 그의 삶과 신앙인으로서의 면모가 제대로, 그리고 보다 광범위하게 파악되고 알려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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