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호킹 박사, 피아니스트 이희아, 노벨문학상 수상자 헤르만 헤세, 흑인 팝 음악의 살아있는 신화 스티비 원더, 베토벤,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 발명왕 에디슨,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셰익스피어,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
이들의 공통점은? 장애를 극복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위대한 족적을 남긴 인간승리의 장본인들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삶이 감동적이고 위대한 것은 가히 짐작하기 힘든 사회적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땀과 열정으로 이를 극복해냈다는 데 있다. 이들이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서기까지 흘렸을 눈물과 고통은 상상조차 힘들다.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여기에 대해 일각에선 이날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지내자고 주장한다. 장애인들이 바라는 것은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교육 및 복지정책과 비장애인들의 잘못된 편견을 바로 잡는 게 아닐까.
우리나라 전체 장애인수는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215만 명, 장애인단체 통계로는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늘날 장애인들의 여러 어려움 중 두 가지만 예로 들어본다. 학령기 장애아동의 경우 학교 ‘밖’의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나마 초등학교 장애학생은 치료교실이든, 어린이집이든 갈 곳이 있지만, 중학교 이상의 장애학생은 이마저도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교통 및 편의시설은 어떤가. 휠체어 장애인이 혼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와 저상버스 및 장애인콜택시 등을 도입했지만 실제로 이들에게 외출은 큰 맘 먹지 않고 실행하기 어려운 큰 벽임에 틀림없다.
신지식인 청소년상 및 문화예술인상과 장애극복 대통령상에 빛나는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는 본지 기고문을 통해 “가족들이 나를 후원해주고 믿어주었기에 사회로부터 오는 편견과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린 매스컴이나 주변에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접한다. 장애인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 가족들까지 눈물 마를 날 없이 처절한 삶과의 전쟁을 하루하루 치르고 있다.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보다는 사회적 냉대와 편견에 상처받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교회는 오래전부터 장애인 복지사업에 각별한 정성을 쏟으며 차별 없는 세상실현에 매진해왔다. 무엇보다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시설과 기관이 인정받는 것은 진실한 사랑을 바탕으로 그들의 아픔을 감싸 안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입사 초창기 신입기자로 뛸 때 만났던 한 장애인 가족의 얘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장애인으로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복지부재나 생활 속의 불편함이 아니었습니다. 이웃들의 편견과 시선이 제일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거창하게 복지정책 펴겠다는 말보다 사회적 편견을 바꾸려는 노력들이야말로 진정 장애인 차별을 철폐시키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제도의 변화, 정책의 변화는 거시적인 담론이다. 광고의 한 문구가 떠오른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장애인을 진정한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과 작은 노력이야말로 조용히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 확신한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은 결코 현재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마승열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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