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새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이 우리 국민들을 대표해 나라의 중대한 일들을 결정하고 오직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공복으로서의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우리는 오랜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이 과연 국민들의 의사를 대변하고, 자신들을 뽑아준 국민들을 위해 헌신적 봉사를 할 것인가에 대해 뿌리깊은 의구심을 지니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는 지난 세월 동안 정치지도자로서 이들이 보여준 구태의연한 행태에 근거한 것으로서 국민들의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한 혐오와 환멸은 충분히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우리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를 다시금 갖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이유로도 이들이 우리 국민들 모두를 대표해 우리나라를 이끌고 가야 할 정치 지도자임을 부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다시금 이러한 우리의 기대를 상기하면서, 이들이 참된 봉사의 직분을 수행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특별히 하느님 백성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고백하는 신자 정치 지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신자 국회의원들은 사회 정의와 공동선에 대한 봉사라는, 시민사회의 지도자로서의 직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에 입각해 참된 봉사직의 소명에 부응해야 한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신자 국회의원들이 과연 자신의 신앙적 정체성에 바탕을 두고 공인으로서의 자신의 직분을 얼마나 성실하게 수행했던가에 대해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곤 한다.
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시민사회의 선익을 위해서 봉사해야 한다는 국회의원, 정치인들의 소명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신적 부르심과 연결될 때 더욱 깊고 풍요로우며 중대한 소명으로 연결된다. 그것은 개인으로서의 인간과 공동체로서의 사회와 인류 전체를 하느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로 이끌어야 하는 소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인 신자 국회의원들의 소명은 더욱 중차대한 것이 된다. 이들의 정치 활동은 시민사회에 대한 봉사일 뿐만 아니라 더욱 숭고한 영적인 차원, 신앙의 실천이라는 측면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 국민의 대표자로 선출된 신자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바탕을 두고 사심없이 공동선의 실현을 위해 애쓰는 참된 정치 지도자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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