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차지할 몫이요 유산은 나 야훼이다” (민수 18, 20)
사제직을 준비하며 자신의 미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을 때 떠오른 생각은 구약시대의 사제들처럼 오로지 야훼 하느님만이 사제의 몫이요, 유산임을 기억하며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어 수품기념 상본에 이 성경구절을 새기게 되었다.
레위인들은 다른 부족들처럼 그들이 분배받을 땅과 차지할 유산이 없었지만 주 하느님이 친히 그들의 유산이 되어주시고 몫이 되어주신다는 말씀에 의지하며 살았던 것이다.
이같은 구약시대의 레위인들의 사제 직무는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러 완결되었고, 사제직을 준비하는 나 자신도 “주 하느님만이 나의 몫이요 나의 유산”임을 깨닫게 해 달라고 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제직에 오르던 날(1979년 3월 6일) 주님께 의탁하는 시 한 편을 지어 봉헌하게 되었다.
어우러지는 촛내음이
새벽을 일깨우면
마음 다져진 하루가 숨결을 모은다.
타오르는 삶
우리가 차지할 몫은 당신이오라.
입가에 되뇌어지지 않는
믿음, 소망, 사랑
설익은
푸념의 제물들로
상을 차리고
누리를 모아 주 대전에 봉헌하오며
그느르시는 님의 향기에
찬미, 감사, 흠숭, 예배
기쁨의 가락 읊조리며
“하느님의 제단으로 나아가리이다.
내 기쁨
내 즐거움이신 하느님께 나아가리이다.”
부제 시절 성당 맨 앞좌석에 앉아 미사 때에 밝혀지고 꺼지는 촛불의 냄새를 맡으며 촛불처럼 타오르는 삶과 떼이야르 드 샤르뎅 신부님이 기도했듯이 지구라는 제대 위에 온 인류를 봉헌하는 넓은 마음을 갖게 해 달라고 청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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