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를 디지털시대 또는 지식 기반사회라고 하며, 디지털시대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양극화라고 한다.
그 이유로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는 10진법 시대로 1등 부터 10등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공존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 시대는 2진법 시대로 1과 0만 존재하며, 생존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대로 사회 곳곳에 생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첨단 산업과 전통 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임금 격차가 자연스럽게 발생하여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여기서는 양극화의 요인 중 노동운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고용시장의 왜곡 현상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80년대 강성노조인 민주노총이 출현하면서 산업계와 노동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였다. 노조 지도자들은 그들의 강력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업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을 전개하여 왔다. 90년 전후에 벌어진 노동운동은 일방적인 사업주의 탄핵이었다.
“악덕 기업주를 몰아내자”라는 구호가 유행이었다. 물론 과거 경제발전 단계에서 발생한 정경유착의 결과로 노동자가 많은 불이익을 받은 결과 초래된 일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결과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도 크기에 한번쯤은 다른 시각에서 노동운동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90년대 노동운동의 주제인 기업주 탄핵 이유로는 필자가 보기에 막스 레닌의 이윤설을 투쟁의 이론적 배경으로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막스 레닌은 정상적으로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불하면 이윤이 발생하지 않으며 기업주가 임금을 착취하기 때문에 이윤이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 노동자 몫과 기업주 몫, 그리고 기업의 몫이 각각 얼마인지 정확하게 나누는 일은 하느님만이 가능한 일이며 인간의 어떠한 이론으로도 계산이 불가능하다. 다만 기업에게는 건전하게 재투자 할 재원이 마련되어야 하고 기업주나 투자자에게는 투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하며 노동자에게는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만족할만한 임금과 고용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는 구성원들의 적정한 타협과 이해로만 가능한 일이다.
요즈음 노동운동을 하는 업체를 보면 대부분 소위 힘 있는 기업들이다. 힘없는 기업이 노동운동을 하면 한계기업으로 폐업할 수밖에 없지만 힘 있는 기업은 노동운동 결과를 힘없는 기업(하청기업:대부분의 중소기업)이나 소비자(다른 노동자)에게 전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힘 있는 노동자와 힘 없는 노동자의 임금격차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노동운동결과로 임금을 10% 인상하였다고 하자. 삼성전자의 경영진은 임금 인상 부분을 어떠한 형태로든 보전하려고 노력할 것이며, 그 방법으로 우선 제품가격을 올려 급여인상 부분을 보전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타사와의 경쟁상에 문제가 생겨 쉽게 제품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
다음으로 원가 절감노력을 통하여 보전하려고 할 것이다. 이럴 경우 다른 내부 비용절감노력과 함께 하청기업의 납품가격을 인하하게 되고 힘없는 하청기업은 생존차원에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며, 결국은 힘없는 중소기업(하청기업)의 노동환경이 열악해 질 수밖에 없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지하철 노조가 투쟁하여 임금을 인상하였다고 하자. 그러면 지하철 공사는 요금을 인상할 힘이 있어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게 되고 결국 지하철을 이용하는 대다수의 힘없는 노동자의 몫을 힘 있는 지하철노동자가 착취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기업과 하청기업, 공공기업과 사기업간의 임금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노동쟁의를 통하여 생산성보다 과다한 임금을 요구하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기업은 기존 노조원들에게는 높은 임금과 고용을 보장하게 되는 반면 모든 종업원에게 이러한 대우를 할 수가 없게 되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되고 아웃소싱을 통한 값싼 노동력으로 채산성 유지와 함께 기업의 유연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협력사원간의 임금격차가 심화될 수밖에 없으며,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무너지게 된다. 결국 정규직은 높은 임금과 고용안정을 유지하는 반면 비정규직과 협력회사 사원은 낮은 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이렇게 과도한 노동운동은 노동시장을 왜곡시켜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특히 임금격차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원인이며, 그 결과 사회불안과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일 수 있다. 따라서 힘있는 기업이나 직장의 노동조합은 힘없는 기업의 노동자까지도 배려하는 노동운동으로 승화시켜 사회 안정과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여야 한다고 생각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