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시오. 하늘나라가 다가왔습니다”(마태 4, 17)
초등학교 시절 첫영성체를 한 후 지도 수녀님으로부터 “마르첼리노. 네가 사제가 되면 정말 멋있겠구나!”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황홀한 말씀이었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내가 사제가 될 수 있을까! 두렵고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맴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부터 저의 꿈은 사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신학교 입학 당시 면접시험 볼 때가 생각납니다. 교수 신부님들께서 제게 제일 좋아 하는 성경구절과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습니다.
“‘선한 사람 아흔 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하나를 하늘나라에서는 더 기뻐할 것이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부족하기 짝이 없는 사람인데 회개하는 죄인 하나를 하늘나라에서는 더 기뻐한다고 생각하니 용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의 회개와 나아가 세상의 회개를 위해 주님의 도구가 되고 싶습니다.”
드디어 고대하던 신학생이 되었고, 첫 마음을 기억하면서 사제서품을 받게 되었습니다. 뒤돌아보니 모두가 하느님의 은총이었습니다. 그래서 한평생 살아가야할 성구로 신학교 입학 시절 제일 좋아했던 성경구절과 졸업논문의 결론인 성경구절과 일치하는 성구를 찾게 되었답니다.
입학 때의 첫 마음을 고이 가슴에 간직하며 예수님께서 공생활 시작 때 첫 일성을 외쳤던 “회개하시오. 하늘나라가 다가 왔습니다”로 정했습니다. 예수님의 첫 마음을 닮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선한사람 아흔아홉은 모두가 하늘나라에 계시는 분들이고, 세상의 모든 이들은 누구하나 예외 없이 회개하는 죄인 하나에 속한답니다. 죄인 하나가 회개하는 것을 하늘나라에서 더 기뻐한다고 하니, 이 사실이 얼마나 우리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성구를 저의 모토로 정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도 예외 없이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나서는 착한 목자의 삶을 본받아 함께 외쳐봅니다.
“회개하시오. 하늘나라가 다가 왔습니다”(마태 4, 17).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