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가수 인순이의 리메이크 곡 ‘거위의 꿈’은 필자의 애창곡이다. 즐겨 부르기 보단 즐겨 듣는다.
인순이 자신의 인생역경이 묻어나는 것 같아 가슴 짠한 이 곡은 온갖 난관과 어려움에도 당당히 맞서겠다는 희망적 노랫말과 가수의 열창으로 우리를 감동의 물결에 휩싸이게 한다.
요즘 들어 이 노래가 더욱 내 가슴을 파고든다. 새로운 정부 출범 불과 3개월 남짓 만에 나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집권초기부터 내각 인사파동과 청와대 참모들의 투기의혹, 그리고 쇠고기 문제 등으로 인해 이 정부를 지지했던 민심이 빠르게 돌아서고 있다.
중고등학생들부터 시민들까지 수만 명에 달하는 국민들이 연일 거리로 나와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며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 탄핵 얘기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도탄에 빠진 나라를 살릴 ‘경제 대통령’이란 칭송을 받으며 의욕적으로 출범했던 이 정부가 불과 3개월 여 만에 이처럼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 천주교회 차원에서도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해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전주교구 사제단 등이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 교회가 주장하는 핵심 사안을 몇 가지로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경제성장보다 국민과의 소통, 도덕성 회복에 주력하라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을 수 있음에도 미국과 쇠고기 수입협상에서 정당한 검역주권을 포기하고 광우병 특정위험물에 대한 안정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졸속으로 합의했음을 개탄하고 있다.
두 번째는 심각한 생태계 파괴와 수질오염, 홍수 등이 우려되는 한반도 대운하 정책의 즉각적인 중단이다. 세 번째는 체세포배아복제연구와 난자 매매를 허용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킨 것은 결국 인간 생명을 경시한다는 점을 분명히 꼽고 있다.
서울대교구 정평위는 지난 6월 3일 성명서에서 “최근 정부가 물질만능주의와 성장 중심주의에 빠져 사회적 갈등을 키우는 잘못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며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정부 정책들 상당수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장이라 할지라도 일방통행은 금물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말이 있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이 과연 국민들의 뜻과 일치하는지 민심을 제대로 읽고 반영하는 것도 훌륭한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결국 ‘소통’의 문제일 것이다.
아직 절망은 이르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이 너무 크다. 과거 숱한 역경과 고난을 당당히 딛고 일어섰던 대한민국이기에 난 우리의 저력을 믿고 또 이 정부를 믿는다.
인순이의 ‘거위의 꿈’이 귓가에 맴돈다.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마승열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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