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임가밀로 신부님(감곡본당 초대주임)께서 충청북도 괴산군 소수면 고마리에 공소를 세우고 이름을 ‘높은 사랑’(현 고마리 공소)라고 지었다. 가밀로 신부님께서 높은 사랑으로 사목활동을 하신 덕이었는지 당시 신자는 85여 명이었다.
2007년 5월 공소사도회에서 방문했을 때는 공소의 모습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옛 공소건물 대신 멋들어진 현대식 건물이 서있었다. 하지만 신자들은 단 22명만이 공소를 찾을 뿐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왜 이렇게 변했을까?’ ‘그 많던 신자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하는 의문이 생겼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밀로 신부님이 공소설립 당시에 세워놓은 높은 사랑의 참뜻을 찾아야 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후 우리는 1년에 걸쳐서 쉬는 교우들·예비신자 모으기, 친선 도모 등 그 참뜻을 찾기 위해 매주 공소를 방문했다. 그 결과 현재는 신자들이 배로 늘어났다.
특히 여든이 코앞인 고마리공소 김병길(발라바) 회장님과 일흔을 앞두고 있는 서병렬(루카) 총무님은 공소 일이라면 두 발 벗고 나서며 높은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김회장님은 공소의 버팀목으로 공소에서 하느님 중재자 역할을 확실히 하고 계시며 서 총무님은 공소 앞마당 청소와 같은 사소한 일까지 앞장서서 행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은 공소사도회장직을 맡고 있던 필자에게 많은 감동을 줬다. 공소 어르신들이 보여주신 높은 사랑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될 것이다.
최근 2년 동안 맡아 온 공소사도회장직을 내어 놓았다. 머리에서는 ‘이젠 조금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가슴에서는 또 다른 욕망이 꿈틀 거리고 있다. 고마리공소 어르신들처럼.
연규순(가를로·청주교구 전 공소사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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