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신부로 서품받기전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신 시간들을 되돌아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많은 시간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의탁하도록 끊임없이 이끄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군대 시절 위생병으로 생활하면서 죽음이라는 것을 체험하는 시간들을 가지면서 내 삶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또 내 힘만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다.
한 사회복지 시설에서는 힘만을 믿고 가장 어려운 시설에 보내달라고 큰소리 쳤다가 힘에 부쳐 이틀만에 도망쳐 나온 사건도 있었다.
부제품 피정때는 피정기간 내내 불면증과 다른 대장 증상으로 인한 생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그 피정을 통해 평소 가장 쉽다고 생각했던 일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체험을 하면서 나 자신이 하느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이처럼 살면서 얻은 여러 체험들은 내힘을 믿기보다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굳어졌다. 이런 가운데 신학교에서 “마음의 기도” 수련을 하게 되었다.
그 내용은 “주 예수 그리스도님, 하느님의 아들이시여,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기도문을 가지고, 기도시간 내내 하느님께 집중하며 끊임없이 호흡과 함께 마음속으로 반복하는 것이었다.
이 기도수련을 하면서 하느님의 자비와 도움없이 사제로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또한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 깨달음을 삶속에서 잊지 않기 위해서 어떡할까 고민하다가 이 기도문을 내 자신의 사목모토로 삼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이 사목모토를 기도 중에 기억하면서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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