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마지막 연재가 됐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짧은 지면에 필자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마지막을 맞아서 그동안 담아놓았던 이야기 두 가지를 풀어내보려고 한다.
1. 올해 늦깍이 대학생이 됐다. 충청대 사회복지학부 노인복지학과에 입학한 것.
어르신들과 4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하다보니 노인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인지 아니면 시골공소에서 어르신들과 같이 생활하고 공소를 이끌어 가고 싶은 욕심 때문인지는 아직 필자 자신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느님께서 여기까지 이끌어 오셨다는 것이다.
다시 학교생활 이야기로 돌아간다. 뒤늦게 딸 아이 또래와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20년은 더 젊어진 거처럼 느껴졌다. 어린 학생들이 나한테 오빠라고 부르니 민망하면서도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다. 노인들과 보낸 시간과 젊은 학생들과 보낸 시간들 모두 필자에게는 복이고 즐거운 시간이다.
2. 필자는 ‘다른 공소에서 그동아 쌓아 왔던 능력을 풀어볼까’ 하고 4년 전 처음으로 가본 안남공소를 다시 가보았다.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마침 주임신부님께서도 오셔서 반겨주셨다. 할머니들도 반갑다며 연일 손을 잡으셨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공소에 남성교우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께 여쭤보니 여자들만 있어서 창피해 못 나오신다는 것. 공소에는 오랜 세월동안 여성공소회장님과 할머니 8분만 계시다보니 남자교우들이 공소에 나오는 것이 부끄러웠을 듯 싶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제 그분들을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하는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규순(가를로.청주교구 전 공소사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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