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안에서 직장 사목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정립되고, 하나의 사목 영역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을 조금 넘는다. 서울대교구에 직장 사목부가 정식으로 설치되고 담당 사제가 임명되어, 교구 관할 지역의 모든 직장에 조직된 교우회들의 활동을 파악하고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 그 정도의 연륜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직장이라는 삶터를 중심으로 하는 사목 영역의 중요성은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루의 대부분을,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도 훨씬 많은 시간을 각자 자신의 일터에서 보낸다. 따라서, 이처럼 직장이 삶의 주요한 터가 되고 있는 사회와 시대에서 직장 생활의 복음화를 이루기 위한 사목적 배려가 중요한 것으로 강조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가 1년여의 조사 기간을 거쳐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우리는 직장 사목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조사에 의하면, 직장 사목의 현장이 지닌 높은 잠재력을 읽을 수 있다.
즉, 직장인들이 가톨릭 신앙에 입문하는 경위를 보면, 자발적인 입교 비율이 지역 단위의 본당에서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자 직장인들은 본당 중심의 신자들보다도 오히려 신자로서의 자부심을 더 강하게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개 한국교회 전체의 성비를 보면 여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실제 사목현장에서의 활동면에서는 이러한 통계적 수치를 훨씬 넘어 여성 신자들의 신앙 생활 참여가 높다. 따라서 직장 사목의 활성화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남성 신자들의 신앙 생활 참여도가 높아질 수 있다.
한국교회는 오늘날 찾아가는 선교, 신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사목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사목적 서비스를 해야 할 필요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직장 사목은 바로 이러한 삶의 현장으로 찾아가는 사목 활동의 가장 대표적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가 대형화되고 익명화됨으로써 나타나는 부작용을 해소하는 미래 사목의 대안을 한국교회는 소공동체에서 찾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직장 사목은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공동체이다. 직장 사목에 대한 더 깊은 관심과 사목적 배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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