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가 출소자들과 살해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무담보 신용대출기관인 ‘기쁨과 희망은행’을 설립한 것은 각박한 세태에 한줄기 빛과 같은 기쁜 소식이다.
기쁨과 희망은행은 대출 및 자본금 지원을 통해 새로운 삶과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종의 마이크로크레딧(소액신용) 사업이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빈민들에게 무담보 신용대출을 해주고 높은 상환율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한순간의 실수로 감옥생활을 한 재소자들이 출소 후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사회의 냉대와 따돌림이다. 한번 전과자로 낙인 찍힌 출소자들이 스스로 자립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연고자나 돌봐줄 가족조차 없는 출소자들은 결국 재범, 3범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십상이다. 최근 통계에서도 누범자 가운데 재범이 51%에 이르고 3범은 무려 61%, 5범이 2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살해피해자 가족 역시 정신적인 충격과 경제적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 기쁨과 희망은행은 출소자들과 살해피해자 가족들의 자립과 창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출 및 창업 지원 대상은 출소한 지 2년 이내의 출소자와 살해피해자 가족이다. 일정 과정의 창업교육을 이수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통과하면 1인당 1000만원까지 창업자금을 담보없이 빌려준다. 이자는 연 2%이며, 최대 3년 이내에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기쁨과 희망은행은 7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자본금 5억원으로 출범했다. 시작은 미약하다. 그러나 은행측은 매년 내부에서 1억, 외부에서 3억원을 조달하여 5년 내에 한해 대출 및 창업지원금 규모를 5억원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기쁨과 희망은행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의 협력지원 네트워크가 절실하다. 국가와 지자체, 기업, 소상공인, 교정당국, 금융기관, 종교단체 등이 각자의 분야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며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지원에 나서야 한다. 기쁨과 희망은행 사업은 범죄 예방과 우리 사회의 안전을 정착시키는 일과도 직결된다.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종식시키고 출소자들에게 참 삶의 기쁨과 희망을 선사하는 일에 범국민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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