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을 펼쳐 들었다. ‘바오로에 대한 101가지 질문과 응답’(바오로딸)이란 제목의 서적이다.
이 책에서는 ▲바오로는 예수님을 만났는가? ▲미사 때 바오로 서간을 자주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오로는 어떻게 그 많은 여행을 했는가? ▲바오로는 열두 사도가 아닌데 왜 사도라고 불리는가? 등 평소 궁금하게 생각할 만한 질문들을 던지고 그 답변을 서술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 ‘이방인의 사도’ 바오로 탄생 2000년을 맞아 이번 기회에 그의 삶과 영성을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이 책을 택했다.
바오로 사도가 누구인가. 그는 누구보다 앞장서 그리스도인을 박해한 장본인이었다. 그러다 다마스쿠스 사건을 계기로 회심하고 불같은 열정으로 전도여행을 강행하며 복음 선포자로 거듭났다. 바오로 사도는 대륙을 횡단하는 기나긴 여행 동안 온갖 모욕과 박해를 다 감수하다 로마에서 참수를 당하며 피로써 하느님을 증거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 뜻깊은 시기를 맞아 특별희년 ‘바오로 해’(2008년 6월 28일~2009년 6월 29일)를 선포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이방인들에게 전한 바오로 사도의 용맹한 신앙을 기리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전 세계 신자들에게 특별 전대사 은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한국교회도 이에 따라 발 빠르게 각 교구별로 바오로 해 개막미사를 봉헌하고, 이 기간 동안 교구 지정 순례 성당 및 성지에서 보다 많은 신자들이 전대사 은총을 받도록 배려하고 있다.
여기서 잠시 짚고 넘어갈 사안이 있다. 이미 본지 보도를 통해 지적된 바 있지만 신자들이 전대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첫째는 전대사가 도대체 신앙생활에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하는 무감각한 형태이고, 둘째는 반대로 전대사가 마치 적절한 통회와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는 성찰도 없이 마치 자신의 모든 죄를 다 사해줄 수 있을 것이란 그릇된 인식을 가진 형태다. 전대사의 중요성을 몰라 관심을 두지 않거나, 죄의 탕감 도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
2000년 전 자신의 목숨을 바쳐 하느님 사랑을 실천했던 바오로 사도의 삶과 정신은 2000년이 지난 현재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업은 바로 선교 사명이다. 어떻게 복음화를 실현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모범과 해답은 바로 바오로 사도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에서 “약한 이들을 얻으려고 약한 이들에게는 약한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더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 유명한 말은 바오로 사도가 하느님 말씀 전파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열정을 기울였는지 잘 드러내고 있다.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누구보다 깊은 영성을 갖추었던 그는 모든 신앙인들이 따르고 본받아야 할 인물임에 틀림없다.
철저한 유다교인으로 교회 박해자였지만 극적인 회심으로 철저한 하느님의 사람이 되었던 바오로 사도처럼, 지금 이 시간 혹시 우리 중 누군가 하느님을 외면하고 살아간다면 마음으로 회개하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은혜로운 이 시기,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삶을 다시 한 번 조명해보고 교구 지정 성당 및 성지를 순례하며 풍성한 전대사 은총을 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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