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연일 기쁜 소식(福音)이 날아들고 있다. 쏟아지는 메달 소식에 한국인들의 얼굴이 모처럼 환하다. 유도, 수영, 펜싱, 역도, 탁구, 배드민턴으로 이어지는 베이징 이야기는 한편의 드라마다.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겨 승리를 쟁취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선 일종의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진다.
사람들은 스포츠에서 모처럼 행복의 극한을 느끼고 있다. 땀과 열정을 이국 땅에서 쏟고 있는 한국 선수단의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
현대에 있어서 스포츠는 단순한 놀이 그 이상이다. 생계 문제에서 어느 정도 여유로워지고 여가 시간을 확보한 사람들은 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구경하는 차원을 넘어서 직접 참여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스포츠가 기존 종교와 어깨를 겨루는‘대체 종교’ ‘독립 종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회가 스포츠 사목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회는 그동안 빈민, 교정, 농촌, 여성사목을 비롯해 해외선교, CCM(Christian Contemporary Music) 음악선교, 사회복지 활동, 생명 운동 등 다양한 사목분야를 개척해 왔다. 교회가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선교 열정이 있었다. 하지만 스포츠 분야에는 아직도 교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포츠 사목의 대상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최근 문화체육분과를 사목회 내에 두는 본당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축구, 테니스, 마라톤, 사이클 등 가톨릭 스포츠 동호회들도 급증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마라톤 인구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는 통계다. 군종교구가 사목하는 60만 군 장병보다 많은 수치다. 스포츠 자체가 하나의 선교의 황금어장인 셈이다.
개신교회는 태릉선수촌에서 정기 예배를 통해 신자 선수단을 배려하고 있다고 한다. 비종교 선수들에 대한 선교활동에도 열심이다. 개신교회는 또 태권도 선교 사범의 해외진출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각 교단에는 스포츠 위원회가 조직돼 있으며 ‘세계스포츠선교회’ ‘알렐루야 스포츠 재단’등 굵직한 스포츠 관련 선교기구만 수십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우선 스포츠 전담 사제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그 이후에는 주교회의나 각 교구 차원에서 ‘스포츠 사목 위원회’ 설립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스포츠의 땀이 단순한 땀이 아니라 신앙 땀이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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