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지엔카운터(ME) 아시아회의가 8월 30일 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경기도 의왕시 성라자로 마을 아론의 집에서 성대히 막을 내렸다.
아시아 12개국 50여 명이 함께한 이번 회의에서 ME 아시아 관계자들은 각국 협의회간 네트워크 강화, 프로그램 공유, 봉사자 양성 등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고 한다. 또 각국 이주민들을 위한 ME 주말 보강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ME 아시아 회의의 이 같은 결정들이 가시적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
ME의 긍정적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평생 동안 손 한번 잡지 않던 노부부가 길거리에서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할 수 있는 것은 ME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ME의 역할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ME가 그 영역을 더 넓혀 교회쇄신과 복음화에 이바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 가정이 교회 쇄신과 복음화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정이 무엇인지, 복음화가 무엇인지, 그 근본 정신을 되짚어 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세속주의, 실용주의, 개인주의에 따른 많은 요인들이 혼인과 가정을 위협하고 있다. 쾌락만을 위주로 추구하는 성생활, 자녀 갖기를 기피하는 현상, 낙태, 피임, 불임시술, 인공수정, 혼인의 초기 실패율 증가, 이혼, 비정상적인 혼인관계, 혼인제도 자체를 거부하는 현상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그리스도교의 결혼관과 가정관을 거스르는 이러한 현상들은 인간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을 붕괴시키고 사회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혼인과 가정에 대한 복음의 가르침을 새로운 열정으로 힘 있게 선포하여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서 혼인과 가정이 갖는 의미·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은 매우 중요한 교회의 사명이다.
우리는 ME가 이러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폐막미사에서 최덕기 주교는 “ME의 소명의식을 갖고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 가정환경과 사회는 하느님 나라로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하느님의 뜻대로 행동하면서 가정은 주님께 더욱 충실하게 살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가정이야말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4년 10월 제1차 세계 가정 대회 연설에서 지적한 대로 교회와 세상의 ‘기쁨과 희망’이다. 그런 ‘기쁨과 희망’의 가정을 만들어 가는 ME도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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