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사혼(혼인성사)을 두고 볼멘 소리가 많다.
인륜지대사인 혼인은 첫 단추를 잘 꿰는 일이 중요하다. 가톨릭교회도 세례를 받은 신자들은 교회가 정한 규범과 혼인법에 따라 혼인성사를 받을 의무를 지닌다고 가르친다. 가톨릭은 1563년 트리엔트공의회 이후 결혼을 성사로 인정했다. 결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구체적인 표징이며 성화하는 은총의 원천’으로 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첫 단추를 잘 꿴다는 것은 바로 결혼생활을 혼인성사로써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성사혼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흐려지고 있어 문제다. 최근 10년새 교세증가에 비해 성사혼 건수가 소폭 증가했을뿐 사회혼의 증가세와 비교하면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사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혼인장애와 냉담, 가정해체 등의 위기에 보다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혼인성사에 대한 의식이 희미한 것은 무엇 보다 (혼인)성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왜 혼인성사를 받아야 하는지, 신앙생활과 결혼생활을 영위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지 못한다. 혼인성사의 필요성과 의무에 대한 인식이 없으니 쉽고 안이하게 사회혼을 선택하게 된다.
원인은 우선 가정에서 찾을 수 있다. 부모의 적극적인 의지와 이해가 관건이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런 신앙교육과 신앙생활 가운데 혼인성사에 대한 이해도 무르익게 된다. 부모가 혼인성사로 가정을 이루었고, 그 가정에서 제대로 신앙을 물려받은 자녀들이 혼인성사로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의 혼인교육과 사목자의 관심도 필요하다. 혼인 당사자는 물론이고 교육을 담당하는 교회마저 혼인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하지 않는지 반성할 일이다. 혼인 전후에 이루어지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이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결혼식이 치러지는 성당의 불편과 각종 폐단들도 한 원인이다. 과다한 비용과 부대서비스 이용 강요 등은 교회에서 혼례을 치르는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당사자들의 신앙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목서비스 차원에서라도 본당들이 최소한의 비용을 받거나 혹은 무상 제공까지 고려해볼만 하다. 장례와 혼례는 선교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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