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속으로 투신해 가난한 이들과 울고 웃었던 10년.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삼양동 선교본당(솔샘공동체)의 실험적 10년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삼양동 선교본당의 10년이 ‘성공’이었냐고 묻는 기자에게 빈민사목위원회 한 간사는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 안에서 함께 살아냈다는 것 자체가 ‘성공’이었다”고 말했다.
참으로 부끄럽게 하는 대답이다. 기자는 가끔 ‘그리스도인들이 생각하는 공동체의 이상을 이 시대에도 실천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기자가 몸담고 있는 ‘가톨릭신문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며, ‘직장’과 ‘신앙공동체의 이상’이라는 명제 중에서 어떠한 모습에 맞갖게 살아가야 하냐는 자기 성찰도 했다.
서로를 제치고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는 무한경쟁사회. 돈이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물질만능주의.
‘고린토’와 같은 환락의 시대를 걷는 우리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공동체적 이상을 매순간 실천하기란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동시대를 살며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고 있는 삼양동 선교본당의 모습은 그 자체로 위대하다.
여느 공동체가 그러하듯 그곳에도 다툼과 갈등이 많았다. 그러나 ‘공동체를 통한 하느님 체험’은 그들에게 빠른 ‘화해’도 제시해줬다. 삼양동 선교본당의 기적 같은 하느님 체험을 바라보며 나는, 우리는 지금 과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의미심장한 반성을 한다.
삼양동 선교본당의 10주년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공동체를 통한 하느님 체험이라는 ‘공동체의 이상’은 지금도 실현가능하다고 조심스럽게 답을 달아본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