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르 10, 45)
이 구절을 읽을 때마다 나는 ‘처음처럼’이란 말을 되새기곤 한다. 신부가 되면서 나의 사제생활의 모토로 삼아 살아가겠다고 정한 구절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여러 모습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고 그분처럼 살아야겠다고 결심을 많이 하게 한 모습이 바로 섬김의 모습이었다.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초라하게 태어났고, 고향 나자렛에서는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살았으며,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후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던 갈릴래아 지방으로 가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면서 사람들 한 가운데에서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지내며 그들의 벗이 되었고, 결국엔 그들을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삶이 예수님의 섬김의 삶이었다.
이런 예수님의 삶은 영웅적인 모습 또는 사람들의 섬김을 받는 모습이 전혀 없고 오히려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자신을 낮추고 모든 것을 비우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서품식 때 땅에 엎드려서 나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신자들을 위해서, 그것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면서 섬김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기도했다.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사람들을 섬기고 봉사했던 예수님의 모습을 따라서 살겠다고 나선 사목자의 길.
앞으로도 사제로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나에게 이 구절은 항상 나를 채찍질한다. 좀 편해지고 싶고 사람들로부터 대우를 받고 싶을 때, 다시금 섬김의 길로 나를 이끌어주는 구절이다. 지금도 그래서 매일 묵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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