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사가 창간 81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올 들어 시행한 무료진료 사업이 당초 신경외과 분야에서 안과와 치과 분야로 확대된다.
지난 5월 전북 군산에 거주하는 강길숙씨를 첫 대상으로 시작한 ‘무료진료 사업-허리고쳐주기’는 최근까지 경남 울산과 부산 등지에 사는 4명의 디스크 환자에게 무료 시술을 행함으로써 교회 안팎에 큰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수혜자들은 모두가 생계를 잇기에도 빠듯한 생활보호 대상자이거나, 그 흔한 진료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채 불편한 몸을 이끌며 생업 전선에서 허덕이는 이들이었다. 육신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어렵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한 무료진료 사업이 안과와 치과 영역으로까지 확대된 것은 무엇 보다 이 사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의 발로이며, 우리 사회가 아직 살만한 곳임을 확인시켜 주는 흐뭇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성경에도 예수님께서 병든 이를 고쳐주며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고 말씀하신다(루카 17, 19). 교회도 인간은 영혼과 육신이 결합된 온전한 인격체로서 육신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육신의 안락과 온전함은 인간이 누릴 수 있고 누려야 할 기본 권리임을 가르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올 2월 병자의 날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병자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시련과 고통에 응답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특별히 병자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을 죄인을 위해 인간이 되어 오시고, 죽임을 당하셨으며, 성찬례를 통해 생명의 선물을 세상에 주시는 성체성사의 신비와 결부시켰다.
질병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지만 가난 때문에 병원 문턱을 넘을 엄두조차 못내는 이웃들은 아직 우리 주변에 많다. 예수 그리스도는 말씀으로뿐 아니라 우리의 삶속에, 이웃 안에 살아계신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그분의 모범을 따라 복음과 생명을 증거하는 일 역시 이웃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를 발견할 때 가능한 일이다. 가톨릭신문사가 벌이는 무료진료 사업은 이웃과 함께, 우리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그분의 사랑을 드러내는 일에 다름 아니다.
새롭게 무료진료 사업에 동참한 이들도 “천천히 한걸음씩 사랑을 나누는 일에 참여하고 싶다”고 소박한 바램을 밝혔다. 이를 계기로 사랑나눔이 전국으로 더욱 확산되어 가톨릭 인술(仁術)이 더욱 깊고 넓게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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