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선교사 양성의 요람이자 평신도 사도직의 허브(hub)인 한국 가톨릭교리신학원이 10월 20일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은총과 감사의 반세기’를 걸어온 교리신학원의 그동안 ‘땀’에 박수를 보낸다.
교리신학원은 하느님 공부에 목말라하는 평신도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배움터였다. 지난 50년 동안 5497명이 입학해 4104명이 졸업했으며 그 가운데 3602명이 선교사(교리교사) 자격증을 획득, 교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2년 과정의 교리교육학과(주간)와 종교교육학과(야간) 이외에도 최근 들어 통신신학과정, 영성교육과정, 교양교육과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교육받을 권리가 있는 평신도’(교회법 229조 참조)를 위한 명실상부한 대표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배출한 선교사들이 정작 일할 곳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평신도 선교사’라는 말이 일반 신자들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서 우리는 수원교구 복음화국이 지난해 조직한 ‘평신도 복음화 봉사자회’를 주목한다. 이 단체에 소속된 교리신학원 출신 선교사들은 직접 본당에 나가 선교 방법론을 지도하고, 성경을 가르치고, 소공동체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지난 상반기에만 20여 본당에서 외짝교우 선교, 비신자 선교, 선교 특강을 했고, 예비신자 및 견진 교리를 지원했다.
사제와 수도자가 수천 명에 이르는 본당 신자들의 교육 욕구를 모두 해결해 준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평신도들은 성당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신도들이 가서 일할 ‘주님의 포도원’(마태 20, 3-4 참조)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학술, 교육, 가정, 사회홍보, 생명, 환경, 국제 활동 등 넓고도 다양한 생활 현장이다. 평신도 선교사 양성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회는 평신도들을 통하여, 희망과 사랑의 표지요 원천으로서 세상의 모든 분야에 현존하게 된다.(평신도 그리스도인 7항 참조) 교리신학원 50주년이 새삼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리신학원의 교육목표는 ‘참 신앙인, 참 선교사, 참 순례자’다. 신학원에서 ‘참 지식’을 쌓는 평신도 모두가 하느님 뜻에 순응하는 참 신앙인, 진리의 말씀을 삶으로 선포하는 참 선교사, 시간을 걸으면서 영원을 찾아가는 참 순례자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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