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연무대본당(주임 김정환 신부)에서 세례를 받은 훈련병이 소회를 적은 글이다.
to. 우리(훈련병)들을 후원해 주시는 분들
일단은… 거두절미하고 감사드립니다.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면 후원해 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초코파이를 비롯한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저는 9월 8일에 입대한, 몸도 마음도 나약하기만 한 광주청년입니다. 예전부터 천주교 신자는 아니었고 예전에 교회를 좀 다녔었는데 근래에는 아무 데도 가지 않았었습니다. 군대 오기 전부터 막연하게 이젠 정말 진지하게 종교를 하나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교회의 조금은 강압적인 포교활동이 싫기도 해서 성당에 한번 가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훈련소 초기에 사실 정말 몸도 마음도 힘들었습니다. 원체 키만 크고 마른 몸이라 공익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카투사에 가기 위해서 입대를 했는데, 교육연대에서 보낸 처음 일주일간은 정말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적응도 안 되고, 훈련도 힘들고, 그만큼 마음도 약해져만 갔습니다.
그래서 전 기도를 했습니다. 어렸을 적 한두 번 와본 성당이었지만, 미사를 보면서 정말 간절하게 하느님께 기도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마음도 어느 정도 안정되고 성당에 있을 때만은 정말 편안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을 수 있었고요.
지금은 훈련소에 있는 연무대 성당에서 세례도 받은 초보 천주교 신자입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 꾸준히 성경도 읽고, 영세식 때 받은 작은 교리책으로 교리 공부도 해서 사회에 나가면 성당에 다니는 친구와 함께 성당에 다닐 생각입니다.
감사의 편지를 써야 하는데 제 얘기만 주절주절 하는 것 같네요. 하여튼 정말 이런 아낌없는 지원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많은 훈련병들이 힘든 훈련 뒤에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성당에 왔다 간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많은 훈련병들은 분명 감사하고 있을 것이고 후에 천주교 신자가 될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저는 곧 훈련소를 나가고 이제 많은 다른 훈련병들이 새로 들어오겠지만 부디 아낌없는 지원 부탁드립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른 이러한 베풂이 분명 한국 천주교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하고 있는 한 훈련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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