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해외 성지순례를 다녀 온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너무 부러웠고, 나도 한 번 가고 싶어 누누이 가슴에 응어리져 있었다. 하여 10여 년 전부터 조심스레 마음을 굳히고 준비하기로 하였다.
과연 그 날이 언제일 지 나 자신도 알 수가 없다. 그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있는 지라 그리 쉽게 결정하고 마음대로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가야한다는 방침은 변함 없으며 그리 하련다. 그러기 위해 성경을 가슴으로 느끼고 하느님 자취를 따르고자 5년 전부터 성경 그룹반에 가입하여 창세기, 탈출기에 이어 지금은 마르코 복음을 학습 중이다.
지칠 줄 모르고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봉사자의 모습이 그토록 곱게 보여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주님의 은총을 듬뿍 받아서가 아닐까 부러워하며 그에 맞춰 우리 그룹 단원들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나 외엔 모두가 자매님인 구성원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청일점이 되어 쑥스럽기도 하지만,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경 공부에 너무 열심인 자매님들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따라 가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아무튼 시간이 허락하는 한 성경 공부는 진지하게 계속할 것이다. 요한 묵시록을 마칠 때까지….
그러면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성지순례에 나선다 하여도 전혀 두렵지 않으며 보다 더 주님의 참 삶을 온 몸에, 마음 깊이 고루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에 앞서 우리가 받아들인 신앙의 역사를 알기 위해 시성된 한국 성인과 무명자들을 찾아서 전국 성지도 빠짐없이 찾아가 보련다. 물론 가까운 곳은 다녀온 적도 있으나 깊이 있는 순례가 되지는 않은 듯 싶다.
이제 그 준비를 위하여 나 오늘도, 내일도 나 자신을 살펴보며 소리없는 정진을 계속하고자 다짐한다.
최규진(요셉·인천 작전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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