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톨릭여성연합회 아시아 태평양지역 총회가 10월 30일 폐막했다. 이번 총회는 모처럼 한국에서 열린 대규모 가톨릭국제회의라는 점에서, 그리고 여성의 관점에서 교회의 사명을 되돌아보는 계기라는 점에서 본지는 개막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총회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아시아 태평양 12개국 150여명의 회원 여성들은 폐막식에서 생명 문화 건설, 환경 보호 및 전쟁 불식을 위한 활동 참여, 이주민 가정을 포함한 건강한 가정 만들기 지원 등에 대해 결의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주민 가정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총회는 단순히 이론적 차원의 ‘구호’에만 만족하지 않았다. 폐막식에서 극빈 여성 자립을 후원하는 ‘프로젝트 여성 2009’기금을 조성, 첫 전달식을 가진 것이 좋은 예다. 이론과 실천을 아우르는, 가톨릭 영성을 구현한 내실 있는 총회가 됐다는 것이 이번 총회를 바라보는 본지의 판단이다.
총회의 이번 결의는 그동안 본지가 추구해온 가치와 무관하지 않다. 본지는 그동안 생명과 환경, 노동, 인권, 사회복지 문제에 여성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고, 여성의 감성이 사목 현장에 배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초대 교회 시대부터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성적으로 생명과 희망의 복음을 전파하고 신앙을 증언하여 왔다. 이러한 여성들의 공헌이 없었더라면, 교회 공동체는 오늘과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교회에서 여성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전례, 기도 생활, 자선활동 등에 참여하며 신자로서 보람을 느끼는 여성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여성들이 교회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일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하느님의 협력자이기는 여성이나 남성이나 똑같은 것이다. 여성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적성을 통해 사목 활동의 기획 조정을 위한 교구와 본당의 기구들에 참여하여 교회 사명에 이바지해야 한다(세계정의 40항).
이를 위해 교회는 여성이 자신의 고유한 신원과 여성성과 조화를 이룬 가운데 인간으로서,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발전을 이루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서 자신을 소외시키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교회와 세상에서 자신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사목헌장 6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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