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분만 보면 질투심이 발동을 한다. 그분을 알게 된 지는 어언 30여 년이 흘렀다. 그분은 사업을 하고 있으며 본명은 요셉이다. 제조 공장을 세 개나 운영하고 있는 대표이사이며 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계신다. 사재를 흔쾌히 사회에 내놓아 매년 수 천 만원을 들여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내가 질투를 느끼는 점은 요셉이라는 본명을 가진 천주교 신자라는 것이다. 만일 지금 당장에 심판을 받는다면 틀림없이 주님은 그분의 손을 잡아줄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그분께 가까이 서면 나는 주님의 편애에 앵돌아진다.
그분을 보면 저절로 부지런하게 살아야 한다는 새로운 각오를 하게 한다. 그분은 새벽에 일어나 수위 보다 먼저 출근을 한다. 나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그분은 말 한마디가 보증수표나 마찬가지다.
연일 경제위기론 때문인지 간밤에 잠이 오지 않아 궁싯거리다가 일어났다. 마음에 공허감이 찾아올 때에는 풍요로운 사람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 한결 가벼워진다.
시인을 만나면 시 한 편을 쓰고 나서 술 한 잔에 행복감을 느낀다고 하면, 나도 그렇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성당에 나가 성체조배를 하는 사람을 만나도 마음이 가벼워 진다.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기 때문이다.
엊그제 ‘빈첸시오의 집’에 사는 은퇴 신부님을 찾아갔을 때였다. 이 토마 신부님의 물결치는 잔주름에서도 나는 풍성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신부님은 닭장에서 따끈따끈한 계란을 꺼내서 손에 쥐어 준다. 기쁨의 전달이다. 시월의 마지막 밤에 만나서 맥소를 마시자고 했더니 웃기만 하신다. 나이 탓일까?
내가 질투를 느끼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소애(체칠리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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