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 14, 6)
서품을 받으면서 어떤 말씀으로 한평생 사제로서 삶을 꾸려나가며 살아갈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서품상본을 찍어야 할 시간들이 조급하게 다가올 때 문득 책상서랍에서 발견한 쪽지가 있었습니다. 삐뚤빼뚤하게 써서 서품 전 부제 때 광주대신학교로 보내신 제 어머니의 편지 속에서 이 문구를 발견했답니다.
그때는 정말 몰랐는데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또 어머니를 하느님 품에 보내드리고 나서 어느덧 2년쯤 되어가는 요즘 그 의미를 새삼 더 느끼게 되었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있는 존재이지만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의 세계로 가야하는 존재입니다. 신앙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이 세상 안에서 이미 장차 누리게 될 하느님의 세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인생이 있습니다. 태어나서 자라고 성장합니다. 유년시절을 보내고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지냅니다. 학업 때문에 이성 때문에 때론 부모님과의 갈등 안에서 크고 작은 홍역을 앓습니다. 대학이나 직장을 가게 되는 청년시절을 거칩니다. 앞날에 대한 모호함 속에서 많은 고민과 갈등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임을 만나 가정도 꾸립니다. 아이도 낳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아픕니다. 직장이, 사업이 어렵고 때론 실패의 쓴 잔도 마십니다. 아픕니다. 몸도 마음도 아픕니다. 이제 자녀가 성장하고 손자도 안겨줍니다.
어르신 성경공부에서 또래 할아버지 할머니 친구들과 어울려 성경공부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가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어디로 가냐고요? 나를 이 세상 소풍에 보내주신 내 생명의 창조주이신 아빠요 엄마이신 하느님께 가서 내 부모님 형제들과 어울려 천상 미사를 예수님과 함께 봉헌하렵니다.”
어떠세요? 공교롭게도 우리 자신의 어제를 되돌아보면 꼭 그 자리에 함께하신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신 주님이 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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