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제정한 제1회 생명 수호 주일을 맞아 12월 7일 서울대교구 내 전 본당에서는 일제히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생명미사가 봉헌됐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8월 사제평의회를 통해 올해부터 12월 첫째 주일을 교구 ‘생명 수호 주일’로 정해 신자들에게 생명 수호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기로 한 바 있다.
이날 봉헌된 미사는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허용과 난자 기증 여성에 대한 실비 보상 등을 골자로 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회가 생명 문제에 관한 한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하나된 몸짓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명 수호 주일에 앞서 각 본당에 배포한 자료집에서도 서울대교구는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새로운 문화 건설을 촉구하는 시대적 요청에 응답하고자 생명수호주일을 지낸다”고 밝히고 “신자 개개인이 생명의 문화 건설을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찾아나서고 또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간 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넘쳐나고 있는 반생명적 흐름에 맞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주교회의가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생명윤리연구회를 ‘생명윤리위원회’로 격상시켜 보다 강화된 활동 지원체계를 마련한 것을 비롯해 서울대교구가 올 들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도 처음으로 생명윤리 관련 특수대학원인 생명대학원을 열어 생명 교육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연 것 등이 좋은 사례다.
이러한 교회의 생명 수호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반생명 문화 확산이라는 더 깊은 질곡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때일수록 그리스도적 가치로 무장한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날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생명미사에서 정진석 추기경이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교육이 시작돼야 한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교회 내 상황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가톨릭 학교에서조차 생명윤리를 가르치지 않거나 가르치더라도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교회가 운영하는 기관과 시설 가운데서도 체계적인 생명교육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곳은 손으로 꼽을 지경이다.
생명 수호 주일을 세상에 복음을 외치기에 앞서 먼저 바뀌어야 할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고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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