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1요한 4, 16)
저의 사제수품 성구는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 16)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우리의 내면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저는 자캐오에게서 이런 변화를 봅니다. 세관장이이며 부자였던 자캐오가 무엇이 아쉬워서 주님을 만나려고 그토록 애를 태웠을까요? 자캐오는 풍요로운 삶 속에서도 무엇인가 자신이 잃어버리고 사는 것을 찾으려 한 것입니다.
자캐오는 자신의 삶에서 열등감을 체험한 것 같습니다. 자캐오는 많은 돈을 벌어들임으로써 그것을 없애려 했을지 모릅니다. 인정받기 위해 사람들의 눈에 띄려고 하면 할수록 그는 더 소외당하고 따돌림을 받은 것처럼 보입니다. 자캐오는 자신의 이런 처지, 삶 속에서 잃고 있는 그 무엇인가를 주님이 기억하고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 속에 묻혀 어떤 때는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에게 무엇이 진정 필요한 지를 잊고 삽니다. 가까운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방해하기도 하고 내 삶의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자캐오는 자신의 모습을 가리고 있는 군중을 피해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가 주님을 보려고 합니다.
주님은 자캐오가 열망하는 삶의 갈증과 그것을 해결하려는 자캐오의 의지를 보신 것입니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 5)
주님과 함께 머문다는 것은 사랑을 상징합니다. 자캐오는 외로움 속에서 그 사랑을 비로소 누리게 됩니다. 자캐오는 자신이 처음으로 누군가의 인정을 받고 인간적 대우를 받았다고 느낀 것입니다. 자캐오는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를 비로소 깨닫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전체로 자신 안에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 사람과 함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습니다. 채우려 해도 채워지지 않는 이런 빈 공간을 채워 줄 사랑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사랑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때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됩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