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신앙교리성이 생명 문제에 대한 교회의 기본적인 입장과 가르침을 담은 훈령 ‘인간의 존엄’(Dignitas Personae)을 발표했다. 교회 안팎으로 생명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린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승인을 받아 나온 문헌 ‘인간의 존엄’은 모든 생명은 하느님으로부터 선사 받은 선물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에 뿌리를 두고 모든 인간 존재에 대한 ‘무조건적인 존중’ 원칙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 시기에 교회가 생명에 대한 입장과 원칙을 재천명하는 것은 의학과 과학의 발전에 따라 과거에는 볼 수 없었거나 생각할 수 없었던 생명 과학 및 생명 윤리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급변하는 생명 윤리 문제의 양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미 20여 년 전에도 신앙교리성 훈령 ‘생명의 선물’(Donum Vitae, 1987. 2. 22)을 발표해 교도권의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신앙교리성이 새롭게 낸 훈령은 기존의 생명 윤리에 대한 문제는 물론 새롭게 대두된 윤리 문제들에 대한 교회의 명확한 가르침들을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교황청은 이 문헌에서 그간 교회가 기본 입장으로 고수해 온, 인간 배아는 수정 순간부터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돼야 한다는 원칙을 비롯해 인간 생명의 기원은 언제나 남녀로 구성되는 전통적인 혼인과 가정의 맥락 안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흔들림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별히 새 훈령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 문명 속에서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불법적인 인공 생식, 배아의 파괴와 냉동, 인간 유전자 조작, 그리고 인간 생명의 파괴를 야기하는 기술을 사용한 배아줄기세포의 생산 등 생명 윤리 문제들에 대한 교회 입장을 더욱 분명하게 정리된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이 문서는 교황이 명시적으로 승인하는 교리적 성격의 훈령으로 교황의 교도권에 따른 가르침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모든 가톨릭 신자들은 ‘신앙의 동의로’ 받아들여 따라야 한다. 교회의 가르침은 그저 무거운 십자가나 쇠사슬이 아니라 그 자체를 삶으로 받아들일 때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은사가 된다.
신자들은 물론 특별히 생명 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게 선물로 주어진 이 가르침이 각자의 삶 속에서 참 생명의 빛을 발하는 은총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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